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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e
치과 치료 때문에 생긴 예상치 못한 85만 원 지출이 내겐 너무 큰 좌절로 다가왔는지, 나는 다시 고아가 되어 세상을 혼자 살아가야 하는 것 같은 두려움을 느꼈다. 월급날은 바로 한 주 뒤였지만 내겐 여전히 갚아야 할 빚들이 있었다. 50만 원 빌려준 선교사 오빠는 극구 돈을 받지 않겠다 해서 다음에 노동력으로 빚을 갚겠다고 했다. 130만 원을 주며 반드시 에어컨을 사라는 막내이모의 당부를 두고 한참 고민하다가 80만 안 되는 에어컨을 샀으니 50만 원이 남았다. 여동생이 아버지한테 50만 원을 빌리고 나에게 또 빌려 주었는데, 그 돈을 아버지가 받지 않겠다 해서 50만이 그대로 남았다. 이렇게 150만 이상의 여유가 비상금으로 남아 있으면, 1억 2천 대출도 야금야금 모은 돈으로 중도상환 하면 이자도..
사순시기가 시작된 지 2주일이 지났고 제3주일을 앞두고 있다.강론 편집하다 보니 시기가 벌써 그러한데,이번 사순에 나는 어떤 실천목록도 만들지 않았다.아마 더 이상 내가 실천할 고행거리가 없을 만큼 생활에 사치 부린 일 하나 없고,게으른 적도 없으며, 낭비해서 절제가 필요한 일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이사를 앞둔 지금, 넉넉치 않은 형편이라 금전 문제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오지 않을 것 같은 봄이 오고, 드디어 이사할 날이 다가오는데,빚더미 때문에 신용등급이 단번에 4등급으로 내려간 걸 보고는 이 모든 선택이 나를 악의 구렁텅이로 빠지게 한 게 아닌가 하는 불안이 올라왔다. 점점 예민해진 나는 직장에서도 교회에서도 스트레스에 취약한 상태가 되어 버렸다.일이 해결되지 않는 답답한 상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