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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e

2019년 마지막 회식을 마치고 얼른 집에 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사람들 먼저 보내고 계산하려고 서 있는데, 손님 하나 없으니 한 잔만 더 하고 가라고 사장님이 잡으셔서 하는 수 없이 이 집과 평소에 잘 지내던 직원들을 다시 불러 왔다. 본의 아닌 2차를 시작하는 자리에서 사장님 이야기를 들어 드릴 때가 왔다고 마음 준비하고 있던 순간, TV에서 카르투시오 수도원을 찍은 다큐 이 시작되고 있었다. 다행히 그 자리에 있는 분들이 다 가톨릭 신자라 적당히 경건한 가운데 대화하며 TV에 나름 집중할 수 있었다. 신학교 다닐 때 본 은 당시 성소를 간절히 찾으며 하느님과 연합하고자 하는 마음만 일상을 잡던 때라 몇 번을 보아도 그 침묵에 울고 또 흐뭇해 하던 프랑스 편 카르투시오 수도생활을 담은 다큐다. 그리..
오행(목, 화, 토, 금, 수)에서 木은 시작은, 水는 끝을 나타낸다. 나는 임수壬水인데다 임수壬水, 해수亥水가 더 있다. 거기다 시작과 에너지인 木, 火가 하나도 없어서 대략 보면 무토戊土 하나와 술토戌土 둘도 황량하기 그지없다. 거기다 金이 두 개 있는데 고생한다는 신금辛金과 다른 하나는 신금申金이다. 대략 보면 생명보다 죽음에 가까운 사주에 실제 삶도 몸으로나 정신적으로 늘 죽음에 더 가까이 있는 상태였다. 왕성한 에너지로 살던 어린 시절도 있었지만 어린아이들의 생기는 아니었다. 프로이트의 죽음욕동과 삶의 욕동(욕동 원리)을 보니 내 에너지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 어떤 증상들이 나타난 건지 납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기질적으로 죽음욕동이 더 많거나 삶의 욕동이 더 많을 수 있다는 누군..
얼마 전 옛날 영화 과 를 보니, 한때의 사랑일지라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고 행복했다. 종교는 지복을 얻는 길을 열어 주지만 누릴 만큼 누렸던 나에겐 오히려 현실로 돌아가는 다리가 제대로 준비되지 못해 고생이었다. 현실로 잘 돌아올 수 있으려면 모든 현실적인 것들에 대한 사랑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그 사랑이 나를 불러주어야 넘어갈 용기가 생기는 것이었다. 더 이상 종교에만 기대지 않는 삶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종종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리고 답은 조용히 말한다. 사랑을 키워 가는 것, 무엇이든, 누구든, 사랑을 넓혀 나가는 것. 그게 무어냐고 또 물으면, 결국엔 기쁨을 함께하고, 슬픔을 함께할 수 있는 이가 되는 것이더라. 세상에 사랑할 이가 얼마나 많고, 사랑할 것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