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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가 말해 줄 수 있는 건 희망이에요

Shaoli 2019. 4. 2. 22:15

 

지난 겨울, 홍 목사님으로부터 '영성과 몸'에 대한 글을 부탁받았다.

영성과 몸에 대해서라면 나름 일가견이 있다고 여겼지만, 중국어로 써야 하는 글이고 번역에 자신없을 뿐더러 글을 잘 풀어 낼 수도 없을 것 같았다.

그래도 투고할 만한 사람이 많지 않아 실리든 안 실리든 도움받길 원하시는 홍 목사님을 도와드리고 싶었다.

그리고 이사와 겹친 마감일을 지키지 못해 계속 짐더미를 안고 가는 무거운 나날들 가운데, 짬내서 글 쓰는 동안 나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돌아보며 의외의 행복을 느꼈다.

기도 체험을 회상하는 시간은 정말 행복했다. 

쓰면 쓸수록 이 글이 홍 목사님네 공동체가 발행하려는 간행물 성격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으나, 나를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써 보고 싶었다.

그래서 하루 연차까지 내서 나와의 데이트 시간으로 종일 쓰고 번역했다. 새 집에서 처음으로 지낸 평일이었다.

완성된 글은 만족스럽지 않아도 특별한 여가 시간이었다.

먼 타지에서 고향을, 또는 한때 열렬히 사랑을 나누던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때와 함께 숨쉬는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삶을 신뢰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마지막 말은 '희망'으로 마쳤다.

쓰고 보니 지금 나에게도 필요한 말이다. 

희망을 잃지 마라, 삶은 희망이다, 우리는 분명 죽어도 다시 살아난다.

그건 실제 육신이 죽은 다음의 부활이 아니라, 영적 차원으로 지금 삶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다시 사는 체험이다.

절망 가운데서, 내가 다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지 못할 것 같아도, 삶은 반드시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봄꽃이 피어나는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