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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e
인간 최초의 경험은 합일 상태였고, 세상에 나오면서부터 우리는 끊임없이 분리에 분리를 거쳐 수많은 '대상'들을 인식하게 된다. 이 분리들이 우리로 하여금 '관계'로써 하나되고자 하는 욕구를 일으키는 바탕이 되는데, 그것이 성적으로든 대인관계적으로든 사회관계적으로든 중요하게 추구하는 바가 되며, 개인에 따라 외적 대상들 가운데 찾는가 하면, 외적 대상에게서 돌려 내적 대상들 가운데 찾는 이가 있다. 내적 대상이 아닌 외적 대상만 추구했던 이들의 경험에 대해 내가 그 방향으로 끝을 본 적이 없으므로 아는 바가 별로 없다. 그러나 경험상 내적 대상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수많은 외부 인식에 대한 부정들을 거쳐 가는 과정에서 자기 심연의 무언가와 가까워질 때쯤이면 영적 신비라 불리는 신비 현상, 엑스터시, 눈물과 ..

지난 겨울, 홍 목사님으로부터 '영성과 몸'에 대한 글을 부탁받았다. 영성과 몸에 대해서라면 나름 일가견이 있다고 여겼지만, 중국어로 써야 하는 글이고 번역에 자신없을 뿐더러 글을 잘 풀어 낼 수도 없을 것 같았다. 그래도 투고할 만한 사람이 많지 않아 실리든 안 실리든 도움받길 원하시는 홍 목사님을 도와드리고 싶었다. 그리고 이사와 겹친 마감일을 지키지 못해 계속 짐더미를 안고 가는 무거운 나날들 가운데, 짬내서 글 쓰는 동안 나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돌아보며 의외의 행복을 느꼈다. 기도 체험을 회상하는 시간은 정말 행복했다. 쓰면 쓸수록 이 글이 홍 목사님네 공동체가 발행하려는 간행물 성격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으나, 나를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써 보고 싶었다. 그래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