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e
영적 신비, 엑스터시, 성 그리고 관계 본문
인간 최초의 경험은 합일 상태였고,
세상에 나오면서부터 우리는 끊임없이 분리에 분리를 거쳐 수많은 '대상'들을 인식하게 된다.
이 분리들이 우리로 하여금 '관계'로써 하나되고자 하는 욕구를 일으키는 바탕이 되는데,
그것이 성적으로든 대인관계적으로든 사회관계적으로든 중요하게 추구하는 바가 되며,
개인에 따라 외적 대상들 가운데 찾는가 하면, 외적 대상에게서 돌려 내적 대상들 가운데 찾는 이가 있다.
내적 대상이 아닌 외적 대상만 추구했던 이들의 경험에 대해 내가 그 방향으로 끝을 본 적이 없으므로 아는 바가 별로 없다.
그러나 경험상 내적 대상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수많은 외부 인식에 대한 부정들을 거쳐 가는 과정에서
자기 심연의 무언가와 가까워질 때쯤이면 영적 신비라 불리는 신비 현상, 엑스터시, 눈물과 황홀, 만물과의 일체감 등을 경험하게 된다.
이 경험 또한 일시적인 데 머무르지 않고 더 깊은 차원의 끝에 이르다 보면 궁극적 일체감에서 오는 엑스터시 감각을 습득하게 되는데,
이 감각은 또한 자신이 받아들이는 대상과의 성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의 흐름과 움직임 그리고 오르가즘 중 더 높은 차원의 엑스터시를 동일하게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즉, '일체감의 감각'이 깨어나고 그 감각을 얻은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 근원은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에 느꼈던 태아기와 갓 출생한 유아 시기의 최초 융합, 합일 감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신비현상이나 신비 감각을 어떤 이들은 마약 중독과 같다고도 하지만, 단순히 감각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면 마약과 다를 바 없을 수 있겠다.
주화입마란 말이 있듯 그 맛에만 빠져 살게 되면 결국 환각에 빠져 사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 같으나,
진실로 그 감각이 자기 삶에 가져다 준 초월적 힘이 무엇인지 당시에 제대로 습득하고 성찰했다면 엑스터시 자체에 빠져들지 않을 것이며,
그러한 현상을 감각 만족을 위해 추구하지도 않을 것이다.
단지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 대로 자기 삶에서 필요한 대로 '선용'하는 태도로 살아갈 것이며,
더욱이 내적 길을 닦아 낸 이후에는 개발되지 않은 외적 대상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로 나아가게 된다.
그러다 이 또한 내적 길을 돌다 왔다고 해서 외부현실도 다 바뀌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자신이라는 통일체를 가지고 삶을 일구어 가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전체적으로 조망해 보면 삶이란 나와 대상 사이에서 건강한 관계를 맺어 가며 서로의 삶을 지탱해 주고 풍성하게 해 주는 데 있다.
즉 단절이 아닌 연결됨으로써 서로에게 양분을 주고 상호작용을 통해 다채롭고 더욱 생명력 있는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추구하고 또 추구하는 사람들을 보며, 그 추구의 끝은 일시적 합일이나 엑스터시라는 감각 자체가 아닌 우리를 살게 해 주는 진실과 희망을 만나는 일이란 걸 기억하고 싶다.
나에게 있는 진실의 희망은 다른 사람과 연결됨으로써 다른 이도 살려주는 빛이 되어 준다.
생명의 연결됨을 놓지 않는 힘이야말로 우리가 진정 추구하는 일체감의 실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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