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e

중간대상과 중간현상 - 도날드 위니캇, <놀이와 현실> 본문

정신분석 글

중간대상과 중간현상 - 도날드 위니캇, <놀이와 현실>

Shaoli 2020. 4. 16. 16:31

 

중간현상과 중간대상이 포함하는 내용들

1. 대상이 지닌 성질
2. 대상을 "나-아닌" 것으로 인식할 수 있는 유아의 능력
3. 대상이 위치한 장소 - 바깥 세계, 환상영역, 경계선
4. 대상을 창조하고, 생각해 내고, 고안하고, 생겨나게 하고, 산출해 내는 유아의 능력
5. 다정스런 형태의 대상관계의 시작

 

자신의 안과 밖을 가지는 모든 사람에게는 하나의 내적 실재, 즉 내면세계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인간 삶의 제삼의 부분은 경험이 발생하는 중간영역으로서, 내적 실재와 외적 삶 모두가 이 영역을 위해 공헌한다.

이 영역은 도전받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내적 실재와 외적 실재 사이의 분리를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서로 관련시켜야 하는 항구적인 인간의 과제에 참여하고 있는 개인을 위한 쉼의 장소로 존재할 뿐, 그 자체로서 어떤 권리를 주장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여기에서 아기의 무능과 현실을 인식하고 수용하는, 그의 자라나는 능력 사이에 있는 중간상태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환상은 유아뿐 아니라 성인의 삶에서도 예술과 종교 안에 자리 잡고 있다. 

털실 뭉치나 담요 조각 또는 어떤 말이나 음률, 또는 반복되는 행동 등이 유아가 잠이 들려고 할 때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이 되고, 불안 특히 우울한 형태의 불안에 대한 방어로 사용될 것이다.

이때 유아가 어떤 형태의 물건을 발견하고 사용하게 될 것인데, 이것이 바로 내가 중간대상이라고 부르는 것이 된다. 이 대상은 유아에게 계속해서 중요한 것이 된다.

매우 초기에 시작된 이 특정 물건에 대한 필요나 행동유형은 나이가 좀 더 들어서 이전에 받았던 사랑을 박탈당하게 될 위험에 처할 때 다시 나타날 수도 있다.

중간대상의 운명은 유아가 서서히 그것에 대한 흥미를 잃어 감으로써, 세월이 지나면서 지하실이나 다락 같은 곳에 처박히게 된다. 이 말의 의미는 건강할 때 중간대상은 내면으로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그것에 대한 감정이 꼭 억압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망각되는 것도 아니고 애도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의미를 상실하는데, 이것은 중간현상이 확산되기 때문이고, 그리하여 '내적 정신 실재'와 '두 사람 이상이 공동으로 지각하는 외적 세계' 사이에 있는 중간영역 전체로, 즉 문화 전반의 영역으로 퍼지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놀이의 영역으로, 그리고 예술 창조와 감상의 영역, 종교감정의 영역, 꿈의 영역, 또한 주물의 영역, 거짓말과 훔치기, 사랑스런 감정의 근원과 상실, 약물중독, 강박적 의례에서의 부적 등의 영역으로 확장된다.

유아는 그의 내적 대상이 살아 있고 충분히 좋을(지나치게 박해적이 아닐) 때 중간대상을 사용할 수 있다.

외적 대상의 어떤 근본적 기능에서의 실패는 간접적으로 내적 대상의 죽음, 또는 그것의 박해적 성질로 인도한다. 외적 대상의 부적절성이 지속되면 내적 대상은 유아에게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되고 중간대상 또한 의미 없는 것이 된다.

엄마에 의해서 충분히 좋은 출발을 하지 못한 사람에게 건강이란 없다. 

중간현상은 환상 사용의 초기 단계들을 나타내며, 그것 없이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외적인 것으로 지각되는 대상과의 관계라는 생각 자체가 의미를 갖지 못한다.

아이가 세계와 관계맺기를 시작할 수 있으려면 유아기의 중간영역이 필수적이며, 이것은 초기의 결정적인 시기에 충분히 좋은 엄마의 돌봄에 의해서 가능해진다. 이 모든 것의 본질적인 요소는 주위의 정서적 환경의 계속성(시간적인)과, 중간대상들과 같은 물리적 환경 안에 있는 특정 요소들의 계속성이다.

이 경험의 중간영역은 생애 전반을 통해 예술, 종교, 상상력 있는 삶, 그리고 창조적인 과학 연구 등에 속하는 강렬한 경험 안에서 지속된다.

중간상태는 종종 아이가 자기애적 대상관계로부터 성장해 나오는 지점으로 언급되기도 한다.

이별이 중간현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이가 의존하고 있는 누군가가 부재할 때, 얼마 동안 살아남은 엄마에 대한 기억이나 정신적 상, 또는 엄마의 내적 표상을 유아가 보유하고 있는 덕택에 즉각적으로 어떤 변화가 생기지는 않는다. 만약 엄마가 일정 시간 이상, 몇 분, 몇 시간, 몇 날로 측정되는 어떤 한계 이상으로 유아로부터 떨어져 있게 되면, 그 기억 또는 내적 표상은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이런 일이 생길 때에, 중간현상은 점차로 무의미해지고, 유아는 그 현상을 경험할 수 없게 된다

종종 상실 바로 직전에 그 대상이 무의미한 것이 되고 있다는 위협에 대한 부정으로서 중간대상의 과장된 사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출처 : <놀이와 현실>, 도날드 위니캇, 한국심리치료연구소, 1997, 제1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