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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증(조현증), 감정 제거와 살인 - 하이만 스팟닛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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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증(조현증), 감정 제거와 살인 - 하이만 스팟닛츠

Shaoli 2019. 8. 17. 14:52

 

정신분열증 환자들 안에서 초기 공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심리학적인 과정들이 발견되었다. 이 사람들은 억압 때문에 고통받는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들 중 일부는 분석가에게 그들의 무의식에 대해 분석가가 그들에게 말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말할 수 있었다. 수년 간의 치료 후에 갑작스러운 정신증적 상태로의 재발도 보고되었다. ... 왜 그들은 접촉의 밖에 머물렀는가?(프로이트)

아브라함에 따르면, 현저한 증상이 없는 사람부터 심한 질병의 가장 후기 상태에 이르기까지, 병원에 입원한 정신분열증 환자의 정서적 삶의 차이는 정도의 문제다. 질병의 모든 형태에 있어서 공통 요소는 "성적 전이 또는 대상 사랑에 대한 능력"이 파괴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사람들은 "외부 세계에 자신의 리비도를 전이시킬 수 있는 적절한 능력을 가진 적이 없다." 오늘날 이 문제를 리비도의 관점이 아니라 외부 대상과 관계 맺을 수 있는 능력의 유무라는 관점으로 접근한다. 그들은 초기 자아 상태들의 일부인 마음의 대상들(코헛이 자기대상이라 부르는)에게 더 애착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질병의 심각성에 따라, 정신분열증 환자는 세상을 거부하며 비정상적으로 반응하거나 아니면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히스테리와 유사하지만 정신분열증 환자는 감정의 차단이라는 병적 경향을 나타낸다. 이는 그들이 유아적 자체성애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을 제안한다. 아브라함은 이러한 병리를 이 초기 단계에서 발달이 억제된 결과로 보았다.

융은 감정이 아마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이상하게 치환되고 차단된다"고 주장했다.(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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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에게서 철수된 리비도는 어떻게 되는가? 프로이트는 이것이 "다시 자아로 돌아온다"라는 가설을 세웠다.(1917)

"자기애(나르시시즘)"라는 용어는 이러한 리비도의 회귀에 적용되었다. 일반적으로 신체-자아 형성 과정의 단계와 보다 발전한 대상 형성 단계들 사이에 있는 일차적 자기애 단계로 퇴행한다는 것을 추적할 수 있었다.(글로버, 1949)

프로이트가 상정한 대로 철수의 시작은 잔류 현상을 일으킨다. 병적인 과정에서 이어 마음 밖에 있는 외부 대상과의 접촉을 되찾으려는 자아의 시도를 반영하는, 이른바 보상 증상들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첫 단계는 환자가 도움을 요청할 때 이미 시작되었다. 심기증(건강염려증), 탈인격화, 망상, 과대망상, 그리고 공허감 등의 증상은 심각해질 수 있으며, 이는 외부 대상에서 철수된 리비도가 자아 안에서 재조직되고 있다는 것을 제안한다.

정신분열증의 정신증적 상태에 있는 많은 사람이 그들 자신에 완전히 몰두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왜 그들은 애초에 환경으로부터 그들의 관심을 철수했을까?

마우리츠 카탄은 현실과의 관계를 끊는 것은 극도로 과도하고 만연된 불안과 함께 강렬한 양성애적 갈등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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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동안 정신분열증을 리비도 요소와 연관짓는 이론에 관한 논문들이 지배적이었지만 이후에는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다. 연구자들은 '리비도', '자기-사랑', 그리고 '불안'으로부터 공격성의 정서적 파생물로 관심을 옮기고, 처음에는 '공격 욕동'이라는 개념에 초점을 두었고, 점차 1970년대부터 현저하게 사용되었던 개념인 '정신증적 격노'와 '자기애적 격노'를 강조하게 되었다.

프로이트는 "모든 증오의 행동은 성애적인 경향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아들러는 증오 없이는 사랑도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상정하며 대상에게 사랑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아의 증오로부터 보호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암시했다. 

본능적인 욕동은 목적이 있어야만 한다. 성애적 욕동의 목적은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공통의 관심사로 그들을 통일시키고, 인간 종족의 보존을 위한 것이다. 초기에 유아의 마음 안에 대상을 들여오도록 작동하는 욕동이다. 반면에 공격적 욕동의 목적은 유아의 자아 형성에 기여하는 대상표상 또는 그들의 파생물의 파괴다. 공격적 욕동이 통제에서 벗어나면, 파괴하고 분열시키고, 인격을 파편화하며 사람들 사이의 연결을 단절시킨다.(프로이트 1940)

테오도르 라이크는 1927년 공격 충동을 자신에게 돌리는 정신분열증적 성향에 관한 설명을 하였다. 비인격화 상태에 있는 그의 환자들 중 한 사람이 그에게 말했다: "누군가를 죽이고 싶어한다는 것을 아는 대신에 나를 지워버린다"-바꾸어 말하면 자신의 자아를 제거하는 것이다.

헨드릭은 정신분열증 환자의 사회적 고립을 "단순하게 자기에 대한 사랑(자기애)이 아니라, 타인들과 잠재적인 적들, 그리고 그의 부모와 인류에 대한 원초적인 증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보았다.

하인즈 하트만(1953)은 공격적 에너지를 중화하는 개인의 능력이 손상되었다고 제안했다. 로버트 박(1954)에 의하면 "공격성을 중화시키는 자아의 갑작스러운 무능력은 (본질적으로 다양한 수준에서 대상의 상실을 의미하는) 전체 공격적 욕동을 해체하며, 이는 점차 추진력을 발달시키고 그것의 대상이 되는 자기를 파괴시킨다." 어떤 경우에는 자아는 미분화된 단계로 퇴행하거나 "대상들의 파괴를 피하기 위하여" 투사 또는 철수와 같은 다른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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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자아와 외부 세계 사이의 구분이 흐려지고 자아는 거짓 인상들과 현실 사이를 구별하기가 어렵게 된다.

앤드류 맥기는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환경으로부터 자기를 구분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내적 그리고 외적 감각들을 연속선상에서 경험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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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데른(1952)은 "아동기에서의 반복된 좌절은 손상을 가져올 수 있거나, 심지어 모든 대상 리비도의 상실이나 성욕의 구성요소 전체의 중단을 가져올 수 있다. 강렬한 본능적 좌절을 통해서 인격은 전반적으로 변하고 성적 발달은 중지된다. 동일시에 의해, 또는 보다 성숙한 성욕의 요소의 출현과 함께 이후에 발달은 재개될 수도 있다. 이러한 회복이 없을 때 모든 대상관계 안에서 냉담함과 둔함이 자리 잡고 평생 동안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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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힐은 현실과의 단절을 "환경에서 사람의 행동에 반응해야만 하는 것에 맞서는 철저한 방어"라고 보았다. 그는 또한 엄마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적 없는 정신분열증 환자가 "전-대상적이며 분명하게 전언어적인 엄마-아이 관계로 되돌아가고픈 끊임없는 갈망"을 경험한다는 것을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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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증에 세 가지 요소들이 주요하다: 공격성, 대상보호, 그리고 자기의 희생 등이다. 이들이 결합하여 인격의 정신분열증의 핵을 이룬다. 정신분열증은 조직화된 정신적 상태이며, 정교하게 구조화되었지만 파괴적인 행동에 대해 성공적이지 못한 심리적 방어다. 

공격적인 충동들은 폭발적인 힘을 제공하는 동안에 리비도적 충동들은 억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방어가 작동하면 폭발적인 공격성(자기애적 격노)에 대한 분출로부터 대상을 보호하지만, 정신적 장치의 붕괴를 수반한다(또는 위협한다). 마음에서 대상영역의 제거와 자아의 파편화는 이 방어의 이차적인 결과들이다.

외부 세계에 있는 박탈하는 대상에 대해 분노를 신체적으로 표출하는 것은 유아의 능력 밖이지만, 그는 마음 안의 대상을 파괴할 수 있다. - 환언하면, 대상과 동일시된 정신의 부분을 파괴할 수 있다.(스테이너, 1982) 유아는 분노에 사로잡힌 채 잠들어버림으로써 정신적으로 분노를 없애버린다. 수면은 대상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만족스러울 뿐 아니라; 또한 배고픈 고통을 마취시키고 대상에 대한 갈망을 소멸시킨다. 즉, 수면은 긴장을 사라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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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증오의 상충되는 세력들을 이런 방식으로 조정하는 증거는 정신증적 상태들에서 관찰된다. 만약 정신의 분열이 대상에게 억제된 증오를 가라앉히지 못하면, 이 방어는 자해 또는 자살을 수반할 수도 있다. 만약 이 방어가 실패하면 살인광의 행동이 나타난다. 만약 살인적인 행동이 병원 입원으로 저지된다면, 광적인 자살 시도가 나타날 것이다.

타자에 대한 위험한 행동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잠재적으로 파괴적인 자기를 때려눕히는 것은 누군가가 방아쇠 당기는 것을 막기 위해 총을 산산조각 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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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는 질병의 증상들이 의미가 있다는 것, 성적 충동들이 정신분열증적 방어와 관련 있다는 것, 회복에 대한 시도로 인해 퇴행이 일어난다는 것, 그리고 자아가 좌절을 충격을 못 이겨 이드에 의해 스스로 압도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사실 정신분열증 자체는 행동 충동들로부터 적절한 보호막이 부재한 상태에서 공격성을 중화시키는 병리적인 방식이라고 특징지어질 수 있다.(스팟닛츠, 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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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대상과 자아에 대한 지각들을 손상시키지 않고 공격적 충동들을 성공적으로 방출한다면 외부 세상에 대한 그들의 흥미는 다시 효력을 발휘한다. 갑작스런 호전과 회복 증상들의 출현은 공격성의 양이 줄어들어서 대상과의 접촉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정도로 중화될 수 있다는 것을 제안한다.

공격적 충동들은 표현되어야 한다. 어떤 의미에서 그들의 표현이 어느 정도 그들을 중화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분석적 임무는 동원된 분노-공격성 방출을 막는 방해물을 제거하는 것이며, 행동보다는 언어로 방출하도록 하는 것이 일차적 목표다.

언어적 방출의 방해물들이 해결될 때, 정신증적 증상은 사라지고 환자는 부정적인 정서를 보다 건강한 방식으로 다룰 수 있게 된다.

 

 

-출처 : <정신분열증 치료와 모던정신분석> 하이만 스팟닛츠, 한국심리치료연구소, 2016. '2장 병의 개념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