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e
스스로 옷을 벗어 던진 6년(월주 목욕/건록) 본문
조용히 여름휴가를 보내면서, 미루던 건강검진도 받고 잠도 내키는 만큼 자고 마음도 닦고 집안을 정리하고 있다.
문득 "나는 떠난 적 없는데 왜 내가 떠났다고 생각하는가?"라고 그들에게 묻고 싶던 5년 전이 떠올랐다.
그리고 경계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많은 이와 달리 나는 스스로 옷을 벗어 던지고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며 세상에서는 이름할 수 없는 존재로 6년 가까이 지내 왔음을 알게 됐다.
십이운성으로 보면 내 사주는 연월일시 관대/관대, 목욕/건록, 관대/관대, 병/장생이다.
(총명하며 인기 좋고 힘 있는 당찬 사주지만 늘 따라오는 말이 '결혼에 불리하다'다.)
청장년기를 나타내는 월주(月柱)가 목욕(건록)인 것이 내가 스스로 옷을 벗어 던진 (자수성가) 기질을 나타낸 것인가.
대학교 이후에 도복을 벗었고, 신학대학원에 들어가선 세속의 옷을 벗고 30대 중반에 교역자의 옷을 벗어 던졌다.
그 뒤로 내 정체성이 무어라고 세상에 말하기 애매한 무명(?)으로 지냈다.
사람들은 내가 떠났다고 생각했고, 어떤 이는 상실감에 빠졌고 어떤 이는 배신감을 느낀 듯했다.
사이에 경계를 두고 나를 영역 밖 존재로 여기는 그들이 나를 더 힘들게 했지만 묵묵히 한 치 앞 보이지 않는 길을 갈 뿐이었다.
'건록(建祿)'대로 철저히 격리된 독립의 길을 가며 뿌리 둘 곳 없이 누구도 아닌 사람으로 살아간 6년은 광야라고 표현할 수도 없는 광야였다.
별밖에 없는 까만 우주를 떠도는 느낌이 이와 같을까.
어찌됐건 그 시간은 내 몸과 정신을 모두 새로 갈고 닦는 시간이었다.
그게 월주 '목욕/건록'이라서, 아니면 신해(辛亥)라서 그랬던 것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휴가 동안 갑신(甲申)월 기축(己丑)일에 신기하게도 문득 다시 옷을 입을 생각이 들더라는 것이었다.
'관대(冠帶)'의 때를 맞이하고자 하게 된 것도 대운의 작용인 걸까.
고단한 신해(辛亥)의 시기를 거쳐 가고 있으니 훗날 환골탈태한 관대(冠帶)로 거듭나려나.
이제 정말 제 목소리를 낼 때가 다가오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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