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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나타난 안개 속 기괴한 건물, 새끼호랑이 2019.5.7 본문

정신

꿈에 나타난 안개 속 기괴한 건물, 새끼호랑이 2019.5.7

Shaoli 2019. 5. 13. 17:11


꿈에 나는 Jae와 함께 아무것도 없는 길을 걷고 있었다.
바닥은 누런 흙이었고, 주변은 살짝 안개가 깔려 있었다.
나는 Jae가 평소처럼 나에게 이런저런 말들을 놀람 섞인 어조로 말하는 걸 듣고 있었고,
Jae가 당황할 때마다 “그건 이러이러한 걸거야. 괜찮아.”라는 식으로 진정시켜 주었다.
그러다 왼쪽 저 멀리서 어떤 건물이 서 있는 게 보였는데,
일그러진 드라큘라와 비슷한 흉측하고도 괴상한 형태를 한 형상이었다.
나와 Jae는 동시에 그걸 보고서 둘 다 놀랐는데, 그 건물이 마치 죽은 사람 내장 같은 것을 보는 섬뜩함이 느껴져서 더 이상 Jae에게 “괜찮아”라고 말해 줄 수 없었다.

놀란 사이에 장소가 바뀌었다.
이번엔 내가 사역하는 교회의 예배당 안이었는데, 예배당 오른쪽 성가대석 뒤편에 한 출입구가 생겼다. (실제로는 그곳에 출입구가 없다) 활짝 열린 그 출입구에는 맞은편 산에서 막 뛰어내려온 새끼 호랑이가 들어왔다.
사람들 모두 놀라서 피할 때, 나는 그 호랑이를 내가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조련사처럼 막대기를 오른손에 잡고서 호랑이를 저지했다. 호랑이가 더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으면서 살살 다루고 조금 차분해지면 잘했다고 왼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새끼여도 사람들에게 위협적인 동물이어서 호랑이와 마주하는 동안 애먹었다.
그리고 3번째 머리를 쓰다듬어 줄 때 호랑이는 완전히 얌전해졌고 다시 산으로 돌아갔다.
이걸 본 교역자들은 모두 내가 나라를 살리기라도 한 양 환호하며 기뻐했고, 담임목사님은 나에게 이제 이곳을 떠나도 좋다며 나를 보내 주겠다고 하셨다.
모두 나를 환송하고 있는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정말 이제 가도 되는 거냐며 기쁨과 해방과 자유 속에서 깼다.




꿈에서 깨어난 뒤로 교회를 그만두고 싶단 생각이 사라졌고, 나에게 주어진 일들에 대해 별 저항 없이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 여겨졌던 것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기고, 그 일을 생각만큼 힘들이지 않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신뢰와 안정감이 생겼다.

1년 동안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한, 좀처럼 잘 극복되지 않는 부담과 버거움이 어떤 상황의 변화 없이 해결된 것이었다.

돌아보면 나는 그 전날까지 매우 힘든 마음 상태에 있었고, 모든 걸 그만두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러다 기운이 다 빠지고 놓아 버리고 싶은 어떤 순간에 내 안에서 어떤 말이 떠올랐다.

“난 너에게 스스로 타오를 힘(自燃)이 있다고 믿어.”

그러자 촛불마냥 하얀 가슴 쪽에서 작은 불이 스스로 나와 불타오르기 시작하는 이미지가 보였다.

생명이 다시 불붙는 느낌이었고 아주 선명한 이미지였지만 나는 곧바로 잠들었다. 그리고 이 꿈을 꾸었다.








Jae는 나와 같은 갈등을 하고 있는 친구다.
우리가 같이 본 기괴하게 섬뜩한 건물은 뭐였을까.
산에서 내려온 새끼호랑이와 다루기를 성공한 나,
그리고 교회 동료들의 환송과 해방이 내게 준 메시지는 뭐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