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e
꿈에 나타난 지구를 덮칠 재앙, 반지하 카페, 초등학교 동창 2019.5.16 본문
꿈에 어느 산 언덕 중턱에 있었다.
일행은 5명이 더 있었고,
갑자기 1시간 안에 지구를 덮칠 재앙이 일어날 것인데,
2명쯤 들어가는 부직포 재질의 원통 가방에 들어가면 살 수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한 사람이 먼저 들어가고,
다른 사람들도 구겨 들어가면 5명은 들어갈거라고 했다.
우린 다해서 6명이었고, 모두 서로 아는 지인이었지만
유일하게 지방에서 올라온 나만 아는 한 사람이 있었다.
4명이 구겨 들어가는 걸 보고서 나는 그 사람에게 나는 들어가지 않을 테니 들어가라고 했다.
그때 죽을 것인가 들어갈 것인가를 결단해야 하는 위기였음에도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다른 이들이 원하는 살 길을 내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나는 그 가방에 들어간다고 살거란 믿음이 없었기에 들어가지 않고 차라리 밖에서 죽겠다고 결심한 것이었다.
그리고는 내 고양이를 안고 언덕 아래로 몇 발짝 내려갔다.
한참 끊겼다가 나 혼자 신촌 같은 번화가에 왔는데, 나는 한 흰 건물 뒤쪽에 있는 아담한 반지하 카페에 들어갔다.
들어가서는 이설옥이라는 30년 동안 소식을 모르는 초중고등학교 동창과 생생하게 통화했다.
그러고는 카페를 나와 계단 오를 때 내 안에서 ‘이설옥이 죽지 않았나?’라는 소리가 들려 왔고, 진실이 뭐든 중요하진 않았다.
나는 밖으로 나왔고, 왼쪽에서 내리비치는 햇살이 좋았다. 세상도 그저 평온해서 이대로면 다 좋을 것 같았다.
꿈이 뭘 의미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단지 5명이 생존을 위해 가방 속에 구겨 들어가는 것이 내가 보기에는 무모해 보이기도 했고,
그럼에도 막무가내인 사람들의 선택이 아마도 평소에 내가 보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들인 듯했다.
살기 위해서라도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그 안에서 (한 시간 뒤일지라도) 소변을 어떻게 가리며, 재앙 뒤 살아남을지 아닐지도 모르는 상태로 사람들과 뒤섞여 서로가 죽는 걸 안에 갇혀서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 바에 죽더라도 밖에서 죽음을 받아들이겠다는 선택이 나를 언덕 아래로 내려가게 했고,
결국 궁금했던 친구와 통화도 하며, 아까의 두려움도 사라지고 평온한 세상을 보게 되었다.
두 시간 뒤에 나는 기도 중에 이 꿈의 의미를 알게 되었는데, 갑자기 명치가 너무 아파서 죽을 지경이었다. 내용은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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