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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e

8.20 전(개인분석을 주 2회로 늘린 뒤에 꾼 꿈)여동생과 보건소(실제론 내 중고교 건물 교무처)에 갔다. 동생은 보건소에서 콘돔을 무료로 받으러 간 것이었고, 나는 간 김에 받을 게 없는지 그냥 물었다. 그러자 여자 간호사는 나를 보고서 어떤 검사 결과에 따라 나온 처방인 것처럼 내게 한 봉투를 건네 주었는데, 이게 뭐냐고 물으니 한 그림을 가리키면서 "크레신이요."라고 퉁명스럽게 말하며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그림을 보니 자궁에 작은 벌레 세 마리가 그려져 있었고, 내 (오른쪽) 난소에 벌레 몇 마리가 있어서 준 처방이라는 뜻이었다. 준 봉투를 열어 보니 한 장에 2*5=10개씩 들어 있는 콘돔 5장쯤 있는 듯했다. 나는 머리가 하얘지면서 불쾌감과 함께 난감한 기분이 들었다. 콘돔은 그 벌레를 없애..
정신분석 60회기에 처음으로 분노로 비난을 쏟았다. 대상은 분석가가 아니라 수퍼바이저였지만 공격성이 건드려진 건 처음이었다. 그날 밤 꿈에서 나는 양치하고 있었다. 그러다 멈추고 거울로 입 안을 들여다봤는데, 새끼 바퀴벌레 하나가 왼쪽 어금니 아래 잇몸에서 기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오른쪽 목구멍 쪽을 보니 새끼 바퀴벌레 3마리가 더 기어 나오고 있었다. '이게 뭐지? 내 목구멍에 바퀴벌레 알이 있었나?'라고 생각하고 깼다. 며칠 뒤 꿈에서 조선시대 같은 때에 두 노비와 한 아씨가 같은 흰 한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 보였고, 한 노비는 덜 떨어진, 한 노비는 충직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덜 떨어진 노비가 뜬금없이 아씨를 외딴곳으로 납치했다. 충직한 노비가 달려와서 아씨를 구해 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고 ..
정신분열증은 주요 증상의 유형에 따라 양성 증상(positive symptom)과 음성 증상(negative symptom)으로 구분한다. 망상, 환각, 사고 장애, 와해된 언어나 행동을 보이는 양성 증상은 일반인에게 없는 사고와 행동적 특성이 나타나거나, 일반인에게도 나타나는 특성이지만 일반인보다 다양하고 강력하게 나타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용어이다. 반면 언어의 빈곤, 정서적 둔마(鈍痲), 은둔과 사회적 고립, 부정적이고 거부적인 행동, 이상한 자세, 의욕과 의지 상실, 즐거움이나 쾌락을 느끼지 못하는 등의 음성 증상은 일반인에게 보통 나타나는 사고와 행동적 특성이 정상적인 수준보다 부족하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용어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정신분열증 [schizophrenia] (심리학용어사전, 20..
꿈에 어느 산 언덕 중턱에 있었다. 일행은 5명이 더 있었고, 갑자기 1시간 안에 지구를 덮칠 재앙이 일어날 것인데, 2명쯤 들어가는 부직포 재질의 원통 가방에 들어가면 살 수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한 사람이 먼저 들어가고, 다른 사람들도 구겨 들어가면 5명은 들어갈거라고 했다. 우린 다해서 6명이었고, 모두 서로 아는 지인이었지만 유일하게 지방에서 올라온 나만 아는 한 사람이 있었다. 4명이 구겨 들어가는 걸 보고서 나는 그 사람에게 나는 들어가지 않을 테니 들어가라고 했다. 그때 죽을 것인가 들어갈 것인가를 결단해야 하는 위기였음에도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다른 이들이 원하는 살 길을 내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나는 그 가방에 들어간다고 살거란 믿음이 없었기에 들어가지 않고 차라리 밖에서 죽겠다고..
꿈에 나는 Jae와 함께 아무것도 없는 길을 걷고 있었다. 바닥은 누런 흙이었고, 주변은 살짝 안개가 깔려 있었다. 나는 Jae가 평소처럼 나에게 이런저런 말들을 놀람 섞인 어조로 말하는 걸 듣고 있었고, Jae가 당황할 때마다 “그건 이러이러한 걸거야. 괜찮아.”라는 식으로 진정시켜 주었다. 그러다 왼쪽 저 멀리서 어떤 건물이 서 있는 게 보였는데, 일그러진 드라큘라와 비슷한 흉측하고도 괴상한 형태를 한 형상이었다. 나와 Jae는 동시에 그걸 보고서 둘 다 놀랐는데, 그 건물이 마치 죽은 사람 내장 같은 것을 보는 섬뜩함이 느껴져서 더 이상 Jae에게 “괜찮아”라고 말해 줄 수 없었다. 놀란 사이에 장소가 바뀌었다. 이번엔 내가 사역하는 교회의 예배당 안이었는데, 예배당 오른쪽 성가대석 뒤편에 한 출입..
내가 경험한 불가항력적인 가장 강력한 방어기제는 잠이다. 일어나는 상황들을 내가 어찌할 수 없고 사람들을 내가 어떻게 해 줄 수 없을 때, 그리고 거기서 불화와 갈등이 계속되기만 할 때 나는 깨어날 수 없는 잠 속으로 삼켜지듯 잠을 잔다. 그건 내 무능력함에 대한 큰 저항일 수도 있고,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을 회피하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내 의지보다 더 앞서는 이 방어에 대해 고민하자 선생님은 어린아이들도 힘들면 잠을 잔다고 하셨다. 잔다는 건 결국 갓난아기 때나 자궁 속에서 외부세계에 대한 의식이 거의 없던 태아 때로 퇴행하는 상태 같았다. 잠으로 빠지지 않으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냐는 물음에 선생님은 용기를 내 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다. 그 한마디에 나는 그제서야 그 전 오랜 잠에서 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