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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e
오로지 내 사주를 스스로 풀어 보겠다는 일념으로 몇 달간 유튜브에서 여러 강의들을 들어 봤다.유튜브 명리학 강의를 다 들어 본 건 아니지만 접한 것 중 배울 만한 채널을 몇 개 추렸다.처음엔 내 일주 위주로 임술일주 설명을 해 주는 강의를 찾았고, 갑술명리학연구소(안태옥)와 피클명리와 여러 채널을 들었다.갑술명리학연구소 www.youtube.com갑술의 경우 전문가다운 꼼꼼함과 야무짐이 특징이다. 초보 눈높이에 맞춰 주려는 친절함이 있고, 쪽집게 강의형, 명리계에서 보수 쪽에 가까워 보인다.카페도 카테고리가 굉장히 정리가 잘 돼 있어서 명리 책을 보는 듯하다. 피클명리피클의 행복한 명리www.youtube.com피클명리는 최근 책을 펴내셨는데, 푸근한 사투리와 좋은 인상으로 사람을 편안하게 해 주어서 팬..

조용히 여름휴가를 보내면서, 미루던 건강검진도 받고 잠도 내키는 만큼 자고 마음도 닦고 집안을 정리하고 있다. 문득 "나는 떠난 적 없는데 왜 내가 떠났다고 생각하는가?"라고 그들에게 묻고 싶던 5년 전이 떠올랐다. 그리고 경계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많은 이와 달리 나는 스스로 옷을 벗어 던지고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며 세상에서는 이름할 수 없는 존재로 6년 가까이 지내 왔음을 알게 됐다. 십이운성으로 보면 내 사주는 연월일시 관대/관대, 목욕/건록, 관대/관대, 병/장생이다. (총명하며 인기 좋고 힘 있는 당찬 사주지만 늘 따라오는 말이 '결혼에 불리하다'다.) 청장년기를 나타내는 월주(月柱)가 목욕(건록)인 것이 내가 스스로 옷을 벗어 던진 (자수성가) 기질을 나타낸 것인가. 대학교 이후에..

장맛비 내리는 날, 하루종일 발코니에 있는 화분 정리했다.더 이상 꽃필 힘 없어 보이는 꽃양귀비를 치우고 그 자리에 나비바늘꽃(가우라) 모종 10개를 심었다.핑크뮬리들 자리 배치도 다시 해 주고, 퇴비와 분갈이 흙도 주문했다.핑크뮬리들이 워낙 덩치가 크다 보니 이리 놓아도 저리 놓아도 어수선해 보였다.화분 옮기다 길다란 잎에 눈이 찔려서 한참 눈을 못 떴지만 어린아이들 장난에 다친 것 같아 나무라지도 않았다.애들이 파릇해서 힘이 좋구나 하면서 조심조심 옮기고 또 옮겼다. 간밤에 비바람이 심하게 불어 옆집 벚꽃나뭇잎들이 정신없이 내는 파도소리가 고통스럽게 들렸다.자다가 핑크뮬리들과 나비바늘꽃은 괜찮을까 해서 일어나 발코니에 나가 봤는데, 옆집 정원만큼 바람이 사납지 않았다.다음 날 아침까지도 다행히 애들이..

영성을 공부하던 그때가 그리웠다.이제는 그렇게 깊이 침잠할 수 있는 상황도 허락되지 않거니와 나는 또 다른 정신여정을 가고 있고,아직 도중이라 가끔 아득히 멀어진 그 시절을 회상하며 잠깐 그리움에 잠길 뿐이다. 무신戊申 대운이 곧 지나가고 정미丁未 대운이 온다.차가운 사주인 나에게 무신은 아마도 일하고 공부하며 방랑하고 고생길을 떠돌아 다니는 운이었던 것 같다.무戊가 있어야 범람하는 나를 제방해 주지만 또한 나를 극하니 결국 10년간 나를 가둬 놓고 단련시켜서 어디다 쓰려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정미丁未 대운은 나에게 목을 생하는 정화丁火, 그리고 뜨거운 땅인 미토未土니 어떤 10년이 될지 몰라도 분명한 건 전보단 좋을 거라는 것이다.사실 난 을미乙未년에 크게 앓아 누웠어서 귀도鬼道인 未가 오는 게 맘이 ..
(他被压在天机狱的最底层, 그는 하늘 뜻 감옥의 가장 깊은 층에 잡혀 있어요. 受尽一切痛苦, 온갖 고통을 다 겪고도 他还是不死, 그는 죽지 않았죠. 因为他在等你。 당신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에요. "花果山已经没了, 화과산은 이제 없어요. 那里的天空一片黑暗,根本就没有晚霞。” 그곳의 하늘은 어둠뿐이고, 노을은 있지도 않아요.) [번체] 霞滿天 一起看晚霞滿天 노을이 하늘에 가득해요. 함께 하늘에 가득한 노을을 봐요 當閉上雙眼 還忘返流連 두 눈을 감으면 돌아가는 것도 잊고 눈물만 흐르죠 (두 눈을 감으면 아직도 미련에 떠나질 못하죠) 未完的心願 다 이루지 못한 소원 依偎在你身邊 曾是我憧憬的明天 당신 곁에 기대는 건 제가 동경하던 내일이었는데 就化作一縷紫煙 環繞你心間 그저 한 가닥 자색 연기가 되어 당신 마음 가운..

제5장 개인이 삶을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도 창조적인 통각이다.(여기에서 말하는 통각이란 전체 인격이 참여하는 경험적인 깨달음을 뜻한다. 통각(apperception)과 달리 지각(perception)은 방어적인 형태의 지적 활동을 지칭한다.) 순응은 개인에게 헛된 느낌을 가져다 주고, 중요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과 삶은 살 만한 가치가 없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우리의 이론은 창조적인 삶이 건강한 상태이고, 순응은 병적인 삶의 기초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우리가 건강과 분열적 상태 또는 건강과 중증 정신분열 사이에 임상적으로 완전히 구분짓는 선을 긋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분열성 인격을 가진 사람들은 무언가 잘못되었고 인격 안에 해리가 있다는 감각을 가지고 있으며, 단..

제2장 꿈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데 있어서의 중심적인 단어는 "형태 없음"이다. 무엇보다도 형태 없음으로부터 무엇인가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느끼게 하는 희망이 중요하며 그것은 자신의 분석가에 대해 가지는 신뢰로부터 나온다. 제3장 심리치료는 환자와 치료자의 두 놀이의 영역이 겹치는 곳에서 발생한다. 심리치료는 함께 놀이하는 두 사람에 관련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놀이가 가능하지 않은 곳에서의 치료자의 작업은 환자를 놀이할 수 없는 상태로부터 놀이할 수 있는 상태로 데려오는 것이다. 각 개인의 어린 시절에 자신의 마술적 통제 바깥에 있는 진실로 외부적인 것으로 인정해야 하는 세계가 있는데, 처음에 그 세계는 나-아닌 세계로 거절된다는 것이다. 외부의 사물을 통제하기 위해서 그는 어떤 것들을 행해야 하며, 무엇..

중간현상과 중간대상이 포함하는 내용들 1. 대상이 지닌 성질 2. 대상을 "나-아닌" 것으로 인식할 수 있는 유아의 능력 3. 대상이 위치한 장소 - 바깥 세계, 환상영역, 경계선 4. 대상을 창조하고, 생각해 내고, 고안하고, 생겨나게 하고, 산출해 내는 유아의 능력 5. 다정스런 형태의 대상관계의 시작 자신의 안과 밖을 가지는 모든 사람에게는 하나의 내적 실재, 즉 내면세계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인간 삶의 제삼의 부분은 경험이 발생하는 중간영역으로서, 내적 실재와 외적 삶 모두가 이 영역을 위해 공헌한다. 이 영역은 도전받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내적 실재와 외적 실재 사이의 분리를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서로 관련시켜야 하는 항구적인 인간의 과제에 참여하고 있는 개인을 위한 쉼의 장소로 존재..

16살에 어머니는 화장하지 않고 그대로 관을 땅속에 묻었다. 30살 초반에 친구의 아버지는 화장하고 납골당에 모셨다. 그리고 37살, 후배의 아버지를 화장하고 유골을 땅속에 묻었다. 장례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있어 본 게 3번째다. 그동안 조문은 빠지지 않고 다 갔는데, 37년 동안 장지까지 간 게 3번뿐이라니 스스로에게 의외였다. 어머니의 죽음을 갑작스럽게 맞아서 언제나 그 어마어마한 충격을 아주 익숙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방어가 있었던 것 같다. 다시 상처 받지 않으려면 죽음을 항상 가까이 두어서 언제 어느 때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했다. 그런데 죽음이 예고되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경우엔 생각보다 그렇게 받아들이기 고통스럽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는 걸 이번에 보게 되었다. 오히려 고통스럽..

생수 2리터 6개 한 묶음 가운데 가장 저렴한 게 2000원짜리다. 내가 생수를 사 먹은 지도 얼마되지 않는다. 그 전엔 회사에서 물을 떠다 집에 가져가서 마셨다. 500ml 한 병을 담고 가면 저녁부터 아침까지 마실 수 있었고, 그걸로 부족할 때도 있어서 2병 정도 쟁여 놓기도 했다. 매일 꾸준히 500씩 담아 갔지만 물이 부족해서 1리터를 담아 가야 하는 날은 물만 들어 있는 게 아닌 가방에 어깨가 짓눌려 만원 지하철 안에서 낑낑대던 괴로움이 아직도 생생하다. 물이 무거운 게 아니라 삶이 고단했던 거겠다. 그때 살던 집은 녹물이 심하게 나와 그 물로 무얼 해 먹을 수 없었다. 밥 해야 하는 날이나 라면을 끓여야 하면 물 500cc는 한번에 다 쓰니 출퇴근길 1시간 거리에 물을 이고 다니는 서울 사람은..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예배가 중단된 지 한 달 지났다.처음엔 토요일에 설교 준비하지 않아도 되어 기쁘면서도 갑자기 비어 버린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좌불안석이었다.할 일은 평소에도 많았기에 설교 준비하지 않는 시간 동안 놀 수 있거나 쉴 수 있는 건 아니었다.단지 우선순위를 바꿔 다른 할 일을 더 많이 해야 하는 일정 변화가 일어난 것뿐이었다. 코로나19로 예배 중단된 3주째가 가장 답답하고 힘들었다.사람들도 불안했는지 단톡방에 이런저런 국제적 음모론이나 현 정부의 무능, 또는 신천지에 관한 동영상 등을 올리다가4주째가 되니 은혜의강 교회 감염 확산건이 터지고, 또 각자 안정되어 간 건지묵상, 기도, 좋은 글, 웃음 주는 영상 등 서로의 안부 근황을 묻고 나누는 분위기로 바뀌어 갔다.물론 그렇게 ..

올해 처음 산 화분이다. 며칠 전부터 꽃집 앞에 히야신스들이 흰색, 분홍색, 파란색으로 화사하게 피어 있어 살지 말지, 어느 색을 살지, 몇 개 살지 고민했다. 그리고 퇴근길에 꽃집이 아직 문을 닫지 않아 큰 맘먹고 히야신스들을 가까이 들여다봤다. 어느 앨 데려갈까 보는데, 갑자기 구석에 딱 두 개 남은 화분이 눈에 띄었다. 보자마자 희귀하단 생각에 하나씩 집어 들어 이리 보고 저리 봤다. 그리고 많은 히야신스를 뒤로하고 이 이름 모를 꽃 하나를 사기로 했다. 꽃집 사장님께 꽃 이름이 뭐냐고 하니 일본산인데 어쩌구저쩌구라고 하셨지만 생각보다 이름이 길어 알아듣지 못했다. 3000원 내고 집에 데리고 와서 가만히 다시 봐도 사랑스러워서 맘에 들었다. 알아보니 이름이 '방울 기리시마'란다. 일본에서 품종 개..